우리들의 밥상은 지금

소비자들의 밥상이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유전자 조작 GMO 콩과 옥수수로 만들어진 간장과 식용유를 매일 식탁에 올립니다. 하지만 그것이 GMO 원료로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도 없습니다. 사과, 배, 감귤, 수박과 같이 익숙한 과일들은 수입 체리와 자몽, 포도에 자리를 내주고 있습니다. 식당 메뉴판의 쇠고기, 돼지고기 원산지는 빠르게 미국산, 유럽산, 호주산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90% 이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밀, 콩, 옥수수에 더해 이제는 쌀도 예외가 아닙니다. 우리들의 밥상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소비자들은 궁금합니다.

2014년 드디어 식용 GMO 수입량이 200만 톤을 넘어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 GMO 수입국이 되었습니다. 2014년 GMO콩이 97만톤, GMO옥수수는 110만톤이 수입되어 국민 1인당 GMO콩은 19kg, GMO옥수수는 21kg을 소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GMO 농산물은 시중에서, 마트에서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왜 시중에는 GMO를 원료로 사용했다는 식품을 찾을 수 없을까요? 그 이유는 예외 범위가 너무 많은 GMO ‘불완전’표시제 때문입니다. GMO 표시범위의 축소를 끈질기게 요구하는 미국을 포함한 GMO 수출국과 다국적 곡물메이저, 국내 식품기업의 이익에 소비자의 알권리가 희생되고 있습니다. 누가, 왜 소비자의 권리를 무시하고 있는 것입니까?

소비자들은 걱정합니다.

올해 1월 1일부터 쌀 시장이 전면 개방되었습니다. 40만 톤이 넘는 의무수입물량을 그대로 유지하고 그 이상에 대해선 513%의 관세를 적용하게 됩니다. 정부는 말합니다. 513%의 관세율을 적용할 경우 우리 쌀을 지킬 수 있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미 미국, 중국 등 다섯 나라가 한국의 쌀 관세율이 너무 높다고 공식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미국은 한국이 TPP에 참여하려면 쌀 관세율을 낮추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밥상에 오르는 쌀의 20%를 급식이나 외식, 가공식품 등을 통해 외국 쌀을 먹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으면서 지난 10년 사이 농산물 수입은 100억 달러 수준에서 300억 달러 수준으로 급증했습니다. 그만큼 수입 농산물이 우리 농산물을 밀어내고 밥상의 주인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과연 한국 정부는 약속대로 쌀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우리의 밥상은 수입 쌀, 수입 농산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질 수 있을까요?

소비자들은 불안합니다.

정부는 지난 2011년 곡물자급률 목표를 수립했습니다. 2015년까지 곡물자급률을 30%로 높인다는 계획 속에서 2015년 쌀은 98%, 밀은 10% 자급률을 달성하고 2020년까지 전체 자급률을 32%까지 높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2013년 자급률은 23.6%에 그쳤고 해가 갈수록 더 낮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생산-소비 확대도, 농지 유지 등 자급기반 확대도 아무것도 제대로 된 것이 없습니다. 과연 정부는 소비자의, 국민의 먹을거리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확보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2008년, 2010년처럼 국제 곡물수급이 크게 불안한 상황이 다시 발생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1997년 IMF 아시아 외환위기 때 쌀을 수출하거나 곡물 자급률 100% 가까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서는 식량 부족으로 폭동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2008년 세계 경제위기 때에 쌀, 밀 등 식량을 수출하는 나라들은 자국의 물가 불안 때문에 식량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식량은 언제든지 수입 가능하다는 정부의 주장을 더 이상 믿을 수 없습니다. 정부가 약속한 자급률 목표는 어디로 실종되었을까요?

소비자들은 의아합니다.

정부는 여러 나라와 FTA를 체결하면서 물가가 낮아져 소비자들에게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전혀 실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FTA를 체결한 칠레산 와인은 캐나다에 비해 두 배 이상 비싸다고 합니다. 미국산 체리는 2012년 한-미FTA 발효 당시에 비해 관세도 낮아지고 환율도 낮아졌지만 2014년 가격은 42.4%나 올랐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는 FTA의 결과는 정 반대로 농업과 소비자 모두를 피해자로 만들고 있습니다. 누구를 위한 개방농정인가요?

소비자가 나서야 합니다. 우리 농업에 책임있는 소비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런 소비자들의 걱정, 궁금함, 불안함은 누가 해결해줄 수 있을까요? 정부가, 농민이 해결해줄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정부는 의지가 없고 농민은 힘이 없습니다. 어느 누구도 소비자들의 밥상과 식탁을 위협하는 개방정책, 공개되는 정보가 부실한 수입 먹거리에 대해 답을 줄 것 같지 않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시민, 노동자, 소비자들은 모두 안전한 밥상과 식탁을 요구할 권리가 있는 소비자들입니다. 또한 미래를 위해 우리 농업을 지켜갈 책임이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나서야 합니다. 나서서 목소리를 높여야 합니다.

<2015 우리 농업 지키기 소비자 10만인대회>에 함께 해주십시오.

이 자리에 모인 소비자, 시민, 노동자, 농민들은 함께 힘을 합쳐 올해 5월 16일 서울에서 <2015 우리 농업 지키기 소비자 10만인대회>를 열 것입니다. 대회를 통해 온 국민과 함께 우리 농업의 봄을 되찾아 오려고 합니다. 우리 농업의 미래를 밝히고 소비자, 서민들의 밥상을 안전하게 지켜낼 것입니다. 사회 각계에 요청 드립니다. <우리 농업 지키기 100만인 서약/서명운동>에 동참해주십시오. 그리고 <2015 우리 농업 지키기 소비자 10만인대회>에 함께 해주십시오.

2015년 2월 5일

<2015 우리 농업 지키기 소비자 10만인대회> 순천시 조직위원회 참가단체 일동

교육공동체시민회의 / 길문학회 / 순천YMCA / 순천YWCA / 순천여성회 / 작가회의 순천지부 / 좋은친구들

민주노총 순천시지부 / 순천공무원노조 / 전교조 순천지회 / 호남철도협동조합

순천농민회 / 순천여성농민회 / 순천언론협동조합 / 순천YMCA아이쿱생협 / 순천아이쿱생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