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색, 무게 3.5Kg, 2구멍 25개, 약 560원 이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연탄입니다.

2014년 11월 15일 순천사랑의 연탄나눔운동본부 주최로 「사랑의 연탄나르기」 행사가 있었다. 4단체에서 주관하고 후원을 한 이 행사에 연탄 6000장이 기부되었는데, 순천YMCA아이쿱생협에서는 나눔장터 수익금과 조합원들의 기부금을 모아 연탄 3000장을 마련하였다.

조례호수공원에서 발대식을 마치고 간단한 준비 운동을 한 뒤 쌓여있는 연탄을 트럭에 한 장씩 한 장씩 실었다. 26명의 봉사자가 300장씩 다섯 곳에 연탄 나르기를 해야 한다. 좁고 긴 골목길에 쭉 늘어서서 서로서로에게 전달해가며 옮기는데 마치 이미 정해놓은 것처럼 각자 자기위치를 찾아서 열심히 전달하기 시작했다.

트럭에서 연탄을 한 장씩 내려 주는 일은 무척 힘들었는데 어르신이 하는 걸 본 학생들이 자진해서 교대로 하는 모습, 소 키우는 곳에서는 냄새가 역했는데도 싫은 표정하나 짓지 않고 묵묵히 하는 모습, 옆 사람이 힘들어하면 조금 쉬었다 하라는 말로 서로를 격려해 주는 모습들, 삶의 아름다움은 바로 옆에 있었다. 힘든 일을 한 뒤 먹는 점심 도시락은 그 어떤 진수성찬보다 맛있다. 오전 9시부터 시작해 오후 4시까지 힘겨운 노동의 댓가로 사랑을 가득 받은 봉사자들은 다시 조례호수공원에 모여 컵라면으로 간식을 먹었다. 먹는 즐거움은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다. 얼굴에는 새까만 연탄가루들이 일부러 묻힌 것처럼 묻어있었지만 신경 쓰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 모두 행복한 웃음을 입안에 가득 담았다.

어떤 곳을 가야 쉬울까, 적은 시간을 일하고 봉사시간을 많이 받을 수는 없을까? 이런 한심한 생각을 하는 학생들도 참 많던데 여기에 와서 정말 힘든 일을 불평한마디 하지 않고 끝까지 남아서 마무리까지 하는 모습을 보니 아직 우리 아이들에게 포기할 수 없는 희망의 불씨가 남아 있는 것이다.
독거노인이 “올해 나에게 찾아온 사람은 우체부 한 명 뿐이야. 연탄도 좋지만 사람이 더 그리워.” 라고 한다.

봉사활동을 마친 초등학생이 “왜? 이 사람들은 가난하게 살아요?” 라고 묻는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금방 찾아지는 게 아닌가 보다.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 한 켠에서 밀려오는 뿌듯함. 귓속을 맴도는 노인의 말과 초등학생의 질문. 추억으로만 남아있던 연탄이 물음표가 되기도 한다. (순천YMCA아이쿱생협 차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