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승룡… 의료민영화와 같이 달리다
2014년 11월 9일 제14회 남승룡 마라톤 대회를 참가하기 위해 서둘러 일어났다. 일요일 아침 달콤한 늦잠의 유혹을 이겨내고, 아이들과 함께 팔마체육관으로 향했다. 남승룡은 1936년 제11회 베를린올림픽대회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손기정 선수에 이어 3등으로 동메달을 땄다.
손기정 선수는 월계관으로 일장기를 가릴 수 있었는데 남승룡 선생님께서는 가릴 수 없어서 부끄러웠다고 한다. 남승룡 선생님의 생애는 한 평생 독서와 마라톤을 벗 삼아 청렴결백하게 살다 가신 분으로 기억되고 있다. ‘마라톤은 인생이다’라는 선생님의 철학을 되새기며 순천에서는 14년째 남승룡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가을비가 내린 후 아침공기는 차갑고 사이사이 비도 내린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많은 인파 속에 각 부스 마다 따뜻한 음료와 함께 나누는 대화는 사람들을 밝고 경쾌하게 만든다.
우리는 의료민영화 반대 몸자보를 착용하고 운동장에서 전단지를 나눠줬다. "그래, 맞어 나도 의료민영화 반대하는데…"라고 중얼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국민건강은 이윤 창출의 도구가 아니다. 자본의 이익 창출이라는 논리가 국민 건강을 담당할 수는 없다. "돈 보다 생명을…"이라고 생각하면 달렸다.
각 구간별로 출발 시간을 나눠 뛰었다. 아이들과 같이 일반부 5km 구간에 참여 했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수천 명 사람들의 물결이 넘실거렸다. 홈플러스 풍덕점 에서 한국병원으로 향하는 약간의 오르막길은 반환점을 돌아오는 선두주자와 후발주자의 걸음이 만나는 곳으로 가슴 깊은 곳에서 뭉클한 감동이 지워지지 않는다. 경쟁자를 이기기 위해 달리는 것이 아니라 같이 완주하기 위해 손을 잡아주는 나눔이 넘쳐났다. 모두가 바라는 공동체 사회의 모습이 남승룡 선생님의 뜻을 빌어 실현되고 있다. 네 살 된 아들의 발걸음이 무거워 목마를 태워가며 힘겹게 걸어가는 모습이었지만 마음만은 참 따뜻했다.
시린 겨울을 시작하는 문턱에서 의료 민영화를 저지하는 우리의 바램이 여기 있는 사람들의 물결을 넘어 전국으로 흘러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순천YMCA아이쿱생협 최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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